칼에 베이는 느낌.. 자살 충동까지 이르게 하는 악마의 질병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은 신체의 한 부분에 극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신경병성 통증을 의미합니다. 60만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희귀병으로, 외상 등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부위에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몇몇 이상 증세를 동반한 통증 및 작열통이 지속되면서 여러 이차적인 다른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최근 배우 신동욱 님이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CRPS)으로 13년째 투병 사실을 고백하며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한 바 있습니다. 2010년 군 입대 후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 진단을 받고 2011년 의가사 제대했다는 사실이 전해졌고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는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을 설명하면서 "바람만 불어도 칼에 베이는 것처럼 아프다"라는 표현으로 아픔을 나타냈습니다. 이후,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이 상상 이상이라는 사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당 질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날로 커졌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어떤 질환일까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1형과 2형 비교 알아보기

 

원인

65% 이상이 외상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외상 이외의 원인으로는 골절로 인한 오랜 고정(cast), 수술 및 염좌, 치과 치료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 사지 중 한 곳에서 통증을 느끼며, 상지가 하지보다 2배 정도 많습니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은 외상 및 손상의 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반면에, 치료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또한, 다양한 자율신경계 증상이 동반되고, 어떤 원인이라도 조직이나 신경이 손상을 받으면 이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의 일정한 양상을 띠지 않고,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작열통과 저림 또는 쑤시는 통증을 일반적으로 볼 수 있고, 외상을 당한 부위(팔, 다리, 손 또는 발)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통증은 대개 부상으로 인해 예상되는 정도보다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해당 사지의 사용을 꺼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운동 범위 내에서 관절을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될 수 있고, 근육이 영구적으로 수축해 뻣뻣해지는 구축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감정적 스트레스나 온도 변화는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해당 부위의 피부는 대개 접촉에 매우 민감한 상태가 되어(무해자극 통증이라고 함) 일반적인 피부 접촉조차 매우 고통스럽게 인지하게 됩니다. 해당 사지가 부을 수 있고 털이 빠질 수 있으며(탈모) 뼈의 밀도가 낮아지고, 근육이 빠지면서 쇠약감을 일으키고, 손발톱이 깨지거나 두꺼워질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온도에 민감해져 더 덥거나 춥다고 느낄 수 있고, 평소보다 땀을 많이 혹은 적게 흘릴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가 붉어지거나, 얼룩덜룩한 무늬가 나타날 수 있고 창백하거나 윤이 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근 긴장 이상이 일어나 손가락이 구부러지거나 발이 비정상적인 자세로 뒤틀려서 고착될 수 있고, 통증 부위에 경련이 일거나 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체적인 증상 외에도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 환자는 심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통증을 동반하는 이 질병으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증상은 약해질 수도 있지만, 수년간 그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으며, 아주 소수의 경우 장애가 진행되어 발생했던 곳 외의 신체 부위로 퍼지기도 합니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인접 부위로 확산되고, 드물지만 반대편으로 확산하는 거울형 확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고 있는 가장 특징적인 통증은 예리하고(sharp), 깊고(deep), 예민하고 차거나 뜨겁다는 느낌입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1형, 2형

통증을 0에서 10으로 수치화한 NRS(Numeric Rating Scale) 기준, 출산의 고통은 7등급, 손가락이 잘리는 고통은 8등급, 그리고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의 통증은 9에서 10등급에 비유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의 증상은 질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① 1단계
손상 부위에 가까운 부위에 통증, 부종이 나타나고, 피부가 따뜻해지며 땀이 많이 납니다. 근육 경련 및 감각과민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러한 증상은 약 3개월 정도 지속되며,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자연 치유되기도 합니다.
② 2단계
작열통이 심해지고 부종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관절이 두꺼워지고 관절 운동의 제한이 생기며, 골다공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피부가 차고 딱딱해지며, 피부색 변화가 일어나 자줏빛으로 변하게 되고, 손발톱이 부서지고 갈라집니다.
③ 3단계
관절 운동이 제한되어 강직이 발생할 정도입니다. 근위축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심해지고, 털이 증가하다가 질환이 진행되면서 감소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마약성 진통제가 듣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고, 신체 전반적으로 통증이 퍼질 수 있습니다. 

*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의 통증이 다른 통증과 다른 점
① 신체 손상 정도에 비해 훨씬 더 심한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고, 자극이 사라진 지 오래됐음에도 통증이 오래갑니다.
②  '화끈거리는', '타는 듯한', '칼로 찌르는 듯' 등의 다른 질환의 통증과는 달리 특징적인 표현으로 통증을 호소합니다.
③ 마약성 진통제가 효과가 없는 편입니다.
④ 감각 과민이 있어 가벼운 자극에도 매우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살짝 스치는 정도에서도 통증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