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는 혹시나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감기약 한 알도 먹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임신을 하면 몸에 다양한 변화가 생겨 전에 비해 감기, 두통, 변비, 속쓰림, 알레르기 등 각종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임신부는 약을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 게 맞지만, 무작정 참는 일도 독이 될 수 있다.
오늘은 저번 시간에 알아보았던 '임신 중 주의해야 할 약물'에 이어 각 증상별 약 처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소화불량
임신 초기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입덧이 시작되면서 소화불량 증상을 흔히 겪게 됩니다. 베나치오나 가스활명수 등의 액상 소화제에는 현호색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자궁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임산부가 복용해서는 안됩니다. 그나마 복용 가능한 액상 소화제는 노루모 에프지만, 이 또한 너무 자주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훼스탈, 베아제 등도 스코폴리아, 디메치콘, 시메티콘 성분이 들어있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위장 운동 조절제인 트리메부틴도 임신 후 첫 3개월은 복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위산 과다로 인한 소화불량의 경우 탄산칼슘, 탄산수소나트륨이 주성분인 개비스콘은 안전하게 복용이 가능합니다. 단,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하는 심장, 신장 질환자는 복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알마게이트 단일 제제인 알마겔 현탁액도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그러나 겔포스엠은 시메티딘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위산 분비억제제인 미소프로스톨(미셀정, 아스로텍정)과 오메프라졸(오메드) 등은 임신 중 복용해서는 안됩니다.
감기
임신 중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고열이나 근육통, 과도한 기침과 가래, 콧물 증상에는 적절하게 약을 써서 빨리 회복하는 것이 산모와 태아에게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상기도 감염의 경우 대증치료가 원칙이지만,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아세틸시스테인(뮤테란), 브롬헥신(비졸본)은 임신 전 기간 동안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히스타민 제제는 임산부의 경우 2세대 항히스타민제인 세티리진(지르텍), 레보세티리진(씨잘), 로라타딘(클라리틴) 등이 그나마 안전합니다.
두통
두통은 입덧이 심하거나 불면증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임신 초기에 흔한 증상입니다. 임신 중기에 들어서면 점점 사라지는에 임신 말기까지도 지속되면 임신성 고혈압을 의심해봐야 하며 의사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진통제의 종류가 다양하므로 반드시 산부인과에서 처방을 받아야하고, 타이레놀은 안전한 편이지만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빈혈이나 간질환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변비
임신을 하면 자궁이 점점 커지면서 장이 압박을 받게 되고 임신 중 분비되는 황체 호르몬이 장운동을 억제해 변비에 걸리기 쉽습니다. 특히 임신 20주 이후 철분제를 복용하면 변비가 악화될 수 있는데, 이 때 수분 섭취를 늘리고 적당한 운동으로 장운동을 촉진해야 하며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하면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건조된 푸룬이나 푸룬 주스도 효과적입니다. 다만, 과민성 대장 증상이 있는 경우 가스가 찰 수 있으니 용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산부의 변비가 심해지면 팽창성 하제인 차전자피(아락실)가 안전하고, 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장을 자극하고 변을 무르게 하는 비사코딜, 센나와 도큐세이트 등도 복용 가능하지만, 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마그릴의 경우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으로 고용량으로 지속적 사용 시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지만, 적절하게 용량을 지켜서 복용하면 안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질
배가 많이 불러오는 임신 후반기에는 항문쪽에 압력이 가중되고 항문 쪽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울혈이 생기고 출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약을 쓰기 꺼려져 방치하면 점점 심해지고 자연분만의 경우 치질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처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먹는 약으로는 디오스민 성분의 조아제약 디오스민 캡슐, 치센 캡슐이 있는데 임신 4개월 이후부터는 복용이 가능합니다. 바르는 치질 연고는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치질 연고 중에는 항생물질 성분, 복합성분 연고, 스테로이드 함유 복합 연고 등이 있는데, 소량으로 단기간, 임신 후반기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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